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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날개 한 쌍을 가진 새 한 마리

옛날 옛적에, 번쩍이는 깃털로 뒤덮인, 멋진 색깔의 완벽한 날개 한 쌍을 가진 새 한 마리가 있었다. 그 새는 마치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올라, 보는 이들을 더없이 즐겁게 해주기 위해 태어난 존재 같았다.

 어느 날, 한 여인이 그 새를 보고는 한눈에 반하고 말았다. 그녀는 감탄으로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마구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감동으로 두 눈을 반짝이며 그 새가 나는 것을 바라보았다. 새는 자기를 따라오라고 그녀를 초대했다. 그들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함께 비행했다. 그녀는 그 새를 너무나 사랑했고 숭배했고 찬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여인은 문득 '혹시 저 새가 머나먼 산으로 훌쩍 날아가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덜컥 겁이 났다. 다른 새에게는 더이상 그런 애정을 느낄 수 없을까봐 두려웠다. 그녀는 하늘을 나는 새의 능력을 질투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외로웠다. 그녀는 생각했다.

 '새를 함정에 빠뜨려야겠어. 다음번에 나타나면 두번 다시 날 떠날 수 없을 거야.'

 역시 여인에게 반해 있던 새가 이튿날 그녀를 만나러 왔다.

새는 함정에 걸려 새장 속에 갇히고 말았다.

여인은 매일 새를 바라보았다. 그 새는 그녀가 불태우는 열정의 대상이었다. 그녀는 친구들에게 새를 보여주었고, 친구들은 '넌 정말 좋겠구나!' 하며 부러워했다. 그런데 아주 이상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새가 그녀의 것이 되어 더이상 그것을 정복할 필요가 없게 되자, 새에 대한 여인의 애정이 점점 식어갔다. 더이상 날지 못해 자기 삶의 의미를 표현할 수 없게 된 새는 점점 쇠약해져갔다. 새는 빛을 잃고, 보기 싫게 변해갔다. 여인은  먹이를 주고 새장을 청소할 때를 빼고는 새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새가 죽고 말았다. 그녀는 깊이 상심했고 그때부터 끊임없이 그 새만을 생각했다. 그녀는 새장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구름만큼이나 높이 날며 행복해하는 그 새를 처음 본 그날만을 떠올렸다.

 그녀가 자기 자신을 조금만 더 세심히 관찰했더라면, 그녀에게 그토록 깊은 감동을 준 것은 새의 겉모습만이 아니라 그 눈부신 자유로움, 끝없이 퍼덕이는 그 날게의 에너지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새가 죽고 나자, 그녀의 삶 역시 의미를 상실하고 말았다. 죽음이 찾아와 그녀의 문을 두드렸다.

 "왜 날 찾아왔나요?"

 여인이 죽음에게 물었다.

 "당신이 그 새와 다시 하늘을 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죽음이 대답했다.

 "그 새를 자유롭게 놔뒀더라면, 당신은 그 새를 훨씬 더 많이 사랑하고 숭배했을 거요. 하지만 이제 당신은 내가 없이는 그를 다시 만날 수 없소."


파울로 코엘료, <11분>
2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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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 <11분>  (0) 2016.12.10

파울로 코엘료 <11분>

이 책과 첫만남은 파울로 코엘료였다. 사우디에서 학교다닐 때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가 교과서였다. 그 땐 영어도 익숙하지 않았던 시기었는데 처음으로 이렇게 난해한 책을 받아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아직 연금술사는 대충 알아도 깊게 이해하지 못한다.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딱히 다시 읽고 싶지도 않다 ㅜㅜ


하지만 파울로 코엘료만의 자신의 철학을 표현해내는 방법을 이해해보고 싶어서 도서관에서 파울로 코엘료 책이 있는 서가부분을 맴돌다 이 책을 고르게 됐다.


첫 장부터 엄청 강렬했다. "옛날 옛적에 마리아라는 창녀가 살았다." 라니...

그리고 읽을수록 가관이었다. 성적인 묘사가 가끔식 세게 치고나오는데 이런 책일 줄 몰랐달까... 연금술사를 쓴 작가로부터 쓰인 책인줄 모르겠을 정도 ㅋㅋㅋ

읽다보니 마지막쯤엔 우리 학교 교수님들도 교과서를 고르다가 코엘료의 이 책을 마주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금기의 책을 손대는 기분이었다. 


일단 읽으면 읽을수록 파울로 코엘료의 정신적 세계는 정말 확고한 것 같다. 그만의 철학과 그만의 가치관이 뚜렷하다. 이건 이거고 아닌건 아닌거고, 바람직하지 못한건 하지 말아야 하고. 그 불호가 이 책에 뚜렷히 반영된 것 같다. 마리아가 빠질뻔한 고통 (새디즘)의 늪도 그리고 마리아가 줄곧 바람직하지 못하면 피치못할 그녀의 성을 파는 직업도.. 후반까지 마리아가 옹호하고 나섰지만 마지막엔 모두 다 무너져내리고 마리아는 반대의 가치관을 갖게 된다는 흐름. 뻔해서 하품이 나올 뻔했지만 그만큼 그것들이 잘못된걸까 고민하게 한 작품이다.


마리아는 정말 독립적인 여성이다. 외딴 스위스까지 와서 의도없이 몸을 팔게 되고, 거기에 흔들리지 않고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서 어떤 딴으론 자기 자신의 몸과 정신을 교묘하게 무장한다. 책도 읽고 스위스 말도 배우고 나중에 브라질로 돌아가 그녀에게 구애했던 농장을 가진 레코드판 상점 남자와 가정을 꾸리기를 계획한다. 그러다가 랄프를 만난다. (주먹왕 랄프가 생각나 집중이 안됐음) 마리아는 랄프에게 자기 마음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고, 최소한의 말을 내뱉다가 가끔은 자기도 모르게 속내를 털어놓는다. 나랑 너무 비슷한 부분이라 많이 공감이 됐다. 그러다가 이 남자에게 크게 흔들리게 된다. 가치관이 바뀐다. 이 남자가 마리아를 새디즘의 유혹을 뿌리치도록 도와주게 된다. 그리고 남자에 의해 마리아의 계획이 더 앞당겨지게 된다. 그가 그녀의 삶에 미치게 될 영향이 클거라는 것을 알아챈 마리아가 귀국 날짜를 앞당긴 것이다.


마리아는 독립적인 여성이다. 남자를 믿지 않고, 남자가 자신의 삶을 뒤바꾸려 하면 위험을 눈치채고 자신의 관심을 숨기고 멀리 떨어지려 한다. 지식에 갈망하며 치고 빠지는 게 빠르다. 레코드판 남자와 결혼하려는 이유도 모두를 위한 적당한 계산된 행복이었다. 자존심도 강하다. 이런 면에서 나와 공통점이 너무 많아 몰입이 많이 됐다. 사실 내가 남자라면 이 책이 지루했을 것이다. 그냥 성인용 동화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몰입해서 읽다보니 주옥같은 글귀도 많아 생각보다 많이 스크랩했다. 내가 늘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 하지만 문장으로는 다듬지 못한 애매한 좌우명? 들이 있었는데 이 책이 정확하게 꼬집어줘서 고맙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읽다보니 결혼과 연애가 사회로 인해 너무 강제화된다고 생각하는 나로썬 능력좋고 머리 잘 돌아가는 마리아가 고향으로 돌아가서 결혼을 꼭 하는지, 사회의 시선때문에 그렇다 해도 왜 꼭 랄프를 만나 로맨스를 꿈꿔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 책이 아닌 다른 책이더라도 남녀간의 사랑과 불화 모든 노래와 영화와 책의 중심이 되는 것 같아서, 문화 습득자에게 무의식적 강요를 하는 것 같아서 불편했다. 연금술사에서는 그 부분이 크진 않아서 괜찮았는데, 이 책은 여자가 주인공이라 그런가, 마리아가 독립적인 여자로 그려졌는데도 남자에게 의지하는 것 같은 부분이 없지않아 있었다.


한 여자에게 자기 자신과의 만남은 심각한 위험을 안고 있는 하나의 게임이다. 신성한 춤이다. 우리가 만날 때, 우리는 두 개의 신적 에너지, 서로 충돌하는 두 개의 우주다. 그 만남에 서로에 대한 경의가 부족하면, 한 우주는 다른 우주를 파괴한다.


-11분, 파울로 코엘료 198p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서인들의 그림이 눈에 띄지 않아 다행이었다. 그곳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이해할 수 없는 뭔가를 찬양하기 위해 모이는 장소일 뿐이었다

(내가 무교이고 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딱 이거여서 받아적었다)



306p



이상한 일이지만 사람들은 어떤 도시에 거주할 때는 그 도시를 탐험하는 일을 계속 미루다가 결국에는 그 도시를 전혀 모르는 채 그곳을 떠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내 사우디..)



마리아는 전적으로 그녀만의 것인, 그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랑에 빠진 랄프 하르트의 이미지를 간직한 채 떠나고 싶었다.

(내가 왜 썸을 넘어 연애를 하기 싫은 이유... 난 기억만 간직하는게 좋다)



하루를 더 머무르면 일년을 머무르게 될 거고, 일 년을 더 머무른다면 결코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겠죠.

(오늘 쓰고 오늘 죽자)



늘 메모해두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단 한 번도 기억해내지 못한 밤 꿈들처럼 그렇게 치부해버릴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원죄는 이브가 금단의 열매를 먹은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도움 없이 자신의 길을 가야 하는 것이 두려워 자신이 느낀 마음의 동요를 아담과 나누어 가지고 싶어한 데 있다.

 어떤 것들은 나누어 가질 수 없다. 우리가 좋아서 뛰어든 대양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두려움은 모두를 갑갑하게 한다. 사내는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여러 지옥을 거친 것이다. 서로 사랑하자. 그러나 소유하려 들지는 말자.



(마리아가 랄프를 포기하고 떠나면서 일기장에 쓴 글이다)


옛날 옛적에, 번쩍이는 깃털로 뒤덮인, 멋진 색깔의 완벽한 날개 한 쌍을 가진 새 한 마리가 있었다. 그 새는 마치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올라, 보는 이들을 더없이 즐겁게 해주기 위해 태어난 존재 같았다.

 어느 날, 한 여인이 그 새를 보고는 한눈에 반하고 말았다. 그녀는 감탄으로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마구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감동으로 두 눈을 반짝이며 그 새가 나는 것을 바라보았다. 새는 자기를 따라오라고 그녀를 초대했다. 그들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함께 비행했다. 그녀는 그 새를 너무나 사랑했고 숭배했고 찬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여인은 문득 '혹시 저 새가 머나먼 산으로 훌쩍 날아가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덜컥 겁이 났다. 다른 새에게는 더이상 그런 애정을 느낄 수 없을까봐 두려웠다. 그녀는 하늘을 나는 새의 능력을 질투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외로웠다. 그녀는 생각했다.

 '새를 함정에 빠뜨려야겠어. 다음번에 나타나면 두번 다시 날 떠날 수 없을 거야.'

 역시 여인에게 반해 있던 새가 이튿날 그녀를 만나러 왔다.

새는 함정에 걸려 새장 속에 갇히고 말았다.

여인은 매일 새를 바라보았다. 그 새는 그녀가 불태우는 열정의 대상이었다. 그녀는 친구들에게 새를 보여주었고, 친구들은 '넌 정말 좋겠구나!' 하며 부러워했다. 그런데 아주 이상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새가 그녀의 것이 되어 더이상 그것을 정복할 필요가 없게 되자, 새에 대한 여인의 애정이 점점 식어갔다. 더이상 날지 못해 자기 삶의 의미를 표현할 수 없게 된 새는 점점 쇠약해져갔다. 새는 빛을 잃고, 보기 싫게 변해갔다. 여인은  먹이를 주고 새장을 청소할 때를 빼고는 새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새가 죽고 말았다. 그녀는 깊이 상심했고 그때부터 끊임없이 그 새만을 생각했다. 그녀는 새장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구름만큼이나 높이 날며 행복해하는 그 새를 처음 본 그날만을 떠올렸다.

 그녀가 자기 자신을 조금만 더 세심히 관찰했더라면, 그녀에게 그토록 깊은 감동을 준 것은 새의 겉모습만이 아니라 그 눈부신 자유로움, 끝없이 퍼덕이는 그 날게의 에너지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새가 죽고 나자, 그녀의 삶 역시 의미를 상실하고 말았다. 죽음이 찾아와 그녀의 문을 두드렸다.

 "왜 날 찾아왔나요?"

 여인이 죽음에게 물었다.

 "당신이 그 새와 다시 하늘을 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죽음이 대답했다.

 "그 새를 자유롭게 놔뒀더라면, 당신은 그 새를 훨씬 더 많이 사랑하고 숭배했을 거요. 하지만 이제 당신은 내가 없이는 그를 다시 만날 수 없소."



(마리아가 매춘 직업을 그만두며 일기장에 쓴 글중)

하지만 나는 더이상 이 모든 것을 정상적인 일로, 내 인생의 한 단계에 불과한 것으로 여길 수가 없다. 나는 그것을 잊고 싶다. 난 사랑을 할 필요가 있다. 오로지 사랑만이 필요하다.

 잘못 살 사치를 부리기에는 삶은 너무 짧거나 너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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